아이를 둘 이상 키우다 보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형제자매 간의 갈등입니다. 장난감 싸움, 질투, 다툼은 흔한 일이지만, 매번 싸우게 둘 수는 없죠. 서로를 존중하며 사이좋게 자라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실제 육아 사례와 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사랑은 나눌 수 있지만, 갈등은 피할 수 있을까?
“왜 맨날 싸우는 거야?” 형제자매를 키우는 부모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내뱉게 되는 말일 겁니다. 장난감을 두고 다투고, 누가 먼저였는지로 싸우고, 심지어는 “엄마는 누가 더 좋아?”라는 민감한 질문까지. 둘 이상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갈등은 너무도 일상적인 일이 됩니다. 하지만 형제자매 간 갈등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 갈등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감정 조절과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이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적절한 개입 없이 방치하면 경쟁심, 열등감, 공격성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부모의 태도와 환경 조성이 적절하다면 오히려 형제자매는 최고의 사회성 훈련 파트너가 되어줍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형제자매 간 흔히 일어나는 갈등의 원인부터, 상황별 대응법, 그리고 부모가 꼭 기억해야 할 원칙까지 구체적으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서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은 이상론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현실 육아법으로 존재합니다.
형제자매 갈등, 왜 그렇게 자주 일어날까?
1. 주목받고 싶은 마음
특히 둘째가 태어난 후 첫째가 느끼는 관심 결핍은 매우 큽니다. "엄마는 맨날 동생만 봐"라는 말은 단순한 불만이 아닌, ‘나도 안아줘’라는 표현입니다.
2. 물건에 대한 소유 개념
어릴수록 ‘내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형은 동생이 만지는 것에 예민하고, 동생은 형이 쓰는 것을 똑같이 하고 싶어하죠.
3. 발달 수준의 차이
형은 규칙을 이해할 수 있지만 동생은 그렇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둘 다 똑같이 행동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4. 부모의 비교 언행
“형 좀 본받아라”, “동생은 안 그러는데 넌 왜 그래?” 같은 말은 갈등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언어입니다.
상황별 갈등 대처법
1. 장난감 싸움이 났을 때
- 누구 잘못인지 따지기보다 "지금 이 장난감을 두 명이 같이 가지고 놀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라고 질문하세요. - 타이머를 활용해 ‘1인당 5분씩’ 순서를 정하면 공정함을 느끼고 수용도가 올라갑니다.
2. 몸싸움이나 밀침이 있을 때
- 먼저 다친 아이부터 확인하고, 즉시 분리합니다. 단,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보다는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었는가’를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3. 질투로 인한 심통이 생겼을 때
- 형제자매가 똑같은 걸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각자의 고유한 관심 방식**이 필요합니다. - “너는 오늘 엄마랑 책 읽는 시간을 가질까?”, “동생은 아빠랑 그림 그리기 어때?”처럼 맞춤형 시간을 마련해 주세요.
4. 서로 비교하며 싸울 때
- "형은 이걸 잘하고, 동생은 저걸 잘해. 둘 다 멋져"라는 식의 **다름에 대한 인정**이 필요합니다. 경쟁이 아닌 ‘존중’을 중심으로 말해주세요.
부모가 꼭 기억해야 할 5가지 원칙
1. **공평보다 공정을 보여주세요.** 같은 시간, 같은 선물보다 ‘각자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2. **갈등을 무조건 중재하려 들지 마세요.**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기회를 빼앗지 마세요. 단, 폭력은 예외입니다.
3. **아이 각각과 1:1 시간을 가져보세요.** 단 10분이라도 ‘개별적으로’ 보내는 시간은 아이에게 큰 안정감을 줍니다.
4. **비교 금지, 인정은 따로.** 잘한 건 각자에게 직접, 개별적으로 칭찬해주세요. 같은 날에 똑같이 칭찬할 필요는 없습니다.
5. **부모가 감정적으로 개입하지 않기.** “너 또 시작이야?”, “안 그래도 피곤한데…” 같은 말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게 됩니다. 상황을 감정이 아닌 **행동 중심**으로 바라보세요.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건강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 간의 갈등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은 부모의 실패가 아니라,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부모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입니다. 우리는 종종 아이들이 ‘싸우지 않길’ 바라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싸우고, 울고, 밀치고, 화해하고, 다시 웃는 그 모든 순간들이 결국 아이들의 정서와 사회성을 키우는 밑거름이 됩니다. 부모는 갈등을 없애주는 사람이 아니라, 갈등을 **안전하고 의미 있게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도 아이들의 싸움 속에서 ‘자라는 소리’를 믿어주세요. 그리고 그 싸움이 끝났을 때, 가장 따뜻한 품으로 아이들을 안아주는 건 바로 당신이어야 합니다.